1. 역학
소화성궤양(Peptic Ulcer Disease, PUD)은 생활환경, 식습관 변화, H. pyori 감염률의 감소로 인해 100년간 많은 변화를 가졌다. 소화성궤양에 관련된 연구들에 의하면, 소화성궤양의 연간 발생률은 전체 인구의 약 0.2%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발생은 특히 H. pylori의 감염이 높은 집단에서 발생하며 비감염 집단에 비해 6~10배 더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H. pyori 양성인 성인에서 시행한 내시경 검사에서 소화성궤양의 유병률은 2%로 보고되었으며, 그 외의 연구들에서도 1~6% 정도로 보고 되었다. 국내의 경우 소화성궤양의 유병률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는 나와 있지 않으나, 1995년부터 2005년까지 28,894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다기관 연구에서 18-20%로 보고한 바 있다.
2009년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는 소화성궤양의 유병률이 전체 인구의 10% 내외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에 비해 H. pylori 감염률이 감소하고 H. pylori 제균치료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같은 아시아권인 대만에서도 6,458명의 수검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10%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대한민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서구에 비해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것은 식이습관, 인종적 요인 등과 더불어
H. pyori 감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역학적인 측면에서 소화성궤양의 유병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에는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유병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경제수준의 개선과 더불어 위생 습관의 향상으로 인한 H. pylori 감염률 감소와 효과적인 위산분비 억제제의 개발과 사용이 있다. 그리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노령인구의 증가와 이로 인한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사용의 증가 및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의 증가로 인한 아스피린과 항혈전제의 사용 증가가 있다.
따라서 향후 소화성궤 양의 유병률의 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2. 병리와 병인
과거에는 위산과 펩신이 궤양 발생을 일으키는 유일한 원인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위궤양의 경우 산분비가 정상이거나 오히려 감소된 경향을 보이며,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경우에도 30%에서만 위산 과다 분비를 보인다. 그러므로 위산과 펩신이 소화성궤양의 발생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나, 그보다는 위점막의 공격인자와 방어인자 간의 균형이 더 중요한 개념으로 생각된다.
공격인자에는 위산, 펩신, 담즙산염 등이 있으며, 방어인자에는 점액과 중탄산염 분비, 점막 혈류, 상피 세포의 재생과 회복 등이 있다. 소화성궤양은 공격인자의 기능이 항진되거나 방어인자의 기능이 약해져 두 인자 간에 균형이 파괴될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방어 기전은 대부분 내인성 프로스타글란딘에 의해 매개된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사용으로 인해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이 억제될 경우 정상적인 위산분비에도 불구하고 위장관 점막에 손상이 발생하여 궤양을 유발할 수 있다.
현재 소화성궤양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H. pylori 감염과 NSAIDs의 사용이다. 특히 노인에 서는 NSAIDs 관련 소화성궤양의 발병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H. pylori 감염에 의한 궤양은 십이지장에서, NSAIDs 관련 소화성궤양은 위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두 경우 모두 위 또는 십이지장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중중 질환, 약물 등에 의해서도 궤양이 발생할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아무런 원인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위궤양은 십이지장궤양에 비해 늦은 나이에 발병하는 경향이 있는 데, 주로 60세 이상의 나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암과의 연관성이 높다.
1) Helicobacter pylori 감염
H. pylori는 여러 개의 편모를 가지고 있는 나선형 모양의 박테리아다. 1980년대 초반에 만성 위염 및 위궤양 환자의 위에서 발건 된 이후 소화성궤양의 발병에 있어서 그 역할이 인지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위염 및 소화성궤양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져 있다.
H. pylori는 위 내의 강한 산성 환경에서 서식할 수 있는 다양한 생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보통 세균보다 100배나 많은 다량의 요소분해 효소를 생성하여 요소를 알칼리성인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분해함으로써 위의 산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편모를 이용하여 위의 점막층을 자유롭게 침투하여 통과함으로써 위 내강의 높은 산도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H. pylori가 위 내로 진입하게 되면 위의 상피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하여 만성적으로 위 내에 서식하게 되고, 국소 염증반응 및 전신적인 면역반응을 비롯하여 위산 분비의 병태 생리적 변화 등을 유발한다. 이러한 H. pylori 감염은 임상적으로 위 또는 십이지장 궤양을 비롯하여 점막 연관 림프종(mucosa-associated lymphoid tissue lymphoma, MALT 림프종), 위암 등을 일으키게 된다. 종전에는 십이지장궤양의 90%, 위궤양의 60% 이상에서 H. pylori 감염이 그 원인으로 추정되었으나, 현재는 H. pylori 감염 유병률의 감소로 약 70%의 십이지장 궤양이 H. pylori 감염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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